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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아픈 나라, 일본
2020-09-06 11:56:04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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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의 후속조치, 코로나19 사태에 우왕좌왕하는 태도, 우리나라를 상대로 이로울 것이 없는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사례. 극우주의적인 혐한 시위를 방치하고 혐한 서적들이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일들을 통해 점점 이해할 수 없는 나라와 그 국민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양순해 보이고 예의바른 것 같은 일본인들의 이중성은 어디서 온 것일까?

 

무라하치부(村八分)

무라하치부는 규율을 어긴 개인이나 가족을 마을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제재행위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마을의 질서를 깨트렸다는 이유로 무라하치부의 대상이 되면 "성인식, 결혼식, 출산, 간병, 집의 증개축, 수해방지, 제사, 여행 등"8가지 일에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심지어는 공동우물의 사용권마저 박탈당해서 살아갈 수조차 없고 마음에서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 이런 전근대적인 유산이 아직까지 일본사회에 남아 있어서 학교, 직장, 이웃 간에도 한 번 찍히면 이지메나 공동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집단주의적인 의식이 강하고 집단에서 버림 받으면 사회적인 존립기반이 무너진다고 생각해서 사회적인 틀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과로사 보다 많은 과로 자살

일본사회의 특징은 잘 변하지 않는데 있다고 한다. 2014년 다카하츠 마츠리라는 도쿄대학을 졸업한 여성이 일본 최고의 고아고회사 "덴츠"에 입사했다. 일류회사에 입사했지만 이 여성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가 올린 트위터 글에는 "하루 20시간 회사에 있으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모르는 지경이 된다"(2015.12.8)는 글이 있었다. 그녀는 두 달 동안 힘들다는 트윗을 50개 이상 발신하고는 며칠 뒤 사원주택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결과 다카하시의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10월에는 무려130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그래도 일을 그만두면 낙오자가 되기 때문에 "그만 둔다"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경직된 사회구조에 갇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이다.

 

히키코모리(もり) 세대

일본에서는 "성인의 날"에 만20세가 되는 젊은이들을 축하해주는데 민법에서 성인의 나이를 18세로 낮추면서 "성인식도 18세로 낮추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20세에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사토리세대로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경제성장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디플레이션 세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무언가를 바꾸기보다는 현상유지를 원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본래 "사토리"는 "깨달음, 득도, 달관"이라는 뜻인데 "무엇에도 욕심이 없고, 적극적이지 않고, 무기력한 태도를 가진 일본의 젊은 세대"를 특징하는 용어가 되었다. 이들 중에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멀리하고,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인 "히키코모리"가 되어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관례사회

퇴근 일본사회에서는 데이터를 조작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형 완성차 업체들에서 "부자격자 검사, 연비와 배기가스량 데이터 조작"등이 발각되었고, 고객 데이터를 조작한 은행의 부정대출 사건, 첨단 섬유업체의 부정행위들이 드러났다. 동시 다발적으로 기업범죄가 일어나는 이유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여파 때문이다. 일본기업은 혹독한 경제적인 쇠퇴기를 겪으면서 성장기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어느 정도 부정이 있더라도 서로 눈감고 넘어가는 관례가 생겨났다. 최근 일본자동차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NO JAPN" 불매운동 때문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와 경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제조 강국 일본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일본을 병들게 하는 9가지 키워드는 "배제사회, 집단사회, 억압사회, 자기 속박사회, 함몰사회, 호족사회, 종교사회, 관례사회, 자멸사회"라는 연구가 있다. 세계경제순위 3위, 투철한 장인정신,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실상은 병든 사회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발전과정을 뒤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뉴스앤뉴타운 9월호 칼럼>

http://www.dreamforestchurch.org/news_sh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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