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11월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조사'를 실시하여 "내가 감염되느냐 마느냐는 어느 정도 운이다"라는 질문을 하자 "그렇다"라는 긍정답변이 46.1%가 되었다. 또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다"는 질문에도 46.8%가 긍정답변을 했다. 이런 현상은 젊을수록 두드러져서 20대는 56.5%, 30대는 51.2%로 본인의 감염이 운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운명론적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질병이 운에 따라 발생한다고 여기면 방역수칙준수 등 감염예방을 위한 노력이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런 인식은 코로나19가 10개월을 넘겼지만 나아지지 않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나에게는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편견심리가 작용하는 현상이다. 겨울철 재유행이 임박했다는 방역장당국의 경고에 국민들이 무디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길어지자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고 하면서 "With 코로나시대"가 일상생활의 공급과 소비의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①코로나19에 따라 대면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증대되자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방식의 온라인 '언택트(Untact)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②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안에서 여가생활을 추구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소비'가 확대되었다. ③코로나19가 확산되자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반문하면서 '건강,안전,생명,환경,행복,가족'등 본원적 가치(Essential Value)를 중시하게 되었다. ④감염에 대한 불안,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Corona Blue)을 겪으면서 마음을 위로하는 '불안 CARE(Anxiety CARE)소비'도 나타나고 있다. 작은 행복이지만 불안, 우울감을 덜어주는 상품이라면 구매하려는 경향이다. ⑤코로나19로 타인과의 대면시간을 줄이고, 불특정 다수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을 기피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기중심적인 '에고이즘(Egoism)소비'패턴도 강화되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일상생활의 변화와 주요산업의 재편을 이끌어내고 있다.
먼저 유통산업에서는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 소비가 증거하면서 거의 전 품목 언택트 구매가 일상화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가정간편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배달을 통한 외식의 내식화도 가능해졌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의 제품까지 광범위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졌다. 언택트 소비에 영향을 받는 산업은 '유통,식음료,홈퍼니싱,가전,패션,화장품,게임,영화,영상미디어,음악,공연,교육,PC,휴대전화,자동차,부동산 서비스,금융'등 전 산업분야에서 온라인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다. 이전에도 온라인 소비가 있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소비패턴의 변화가 일어났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정치적으로 국가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구조에 손상이 오고, 민족주의가 증가하고, 세계화가 후퇴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불황이 장기화되고, 계층간 소득불평등이 악화되고,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하는 자동화가 가속되어 사라진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회문화적으로는 세대간, 젠더간 계층간 갈등이 커지고, 서로를 지지하는 커뮤니티의 결속이 강화되고, 사회취약계층 사람들이 형편이 나은 사람들에게 공격적이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온라인도구와 기술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정부, 온라인을 통한 공공서비스, 원격진료, 온라인학습, 원격근무 등의 변화가 확대될 것이고, 사이버범죄와 개인데이터의 악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With 코로나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겪어야 할 일들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폭풍은 지나가고 인류는, 우리 대부분은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런 격변의 시대에 교회는 마치 일엽편주(一葉片舟)와 같이 위태롭다.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교인들과 '뉴 노멀'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뉴스앤뉴타운 제171호 2020년 12월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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