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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코로나 블루(Corona Blue)
2020-11-01 12:00:55
사무실
조회수   446

코로나19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민이 백신을 맞으려면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with 코로나'라는 말이 실감나게 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코로나와 우울한 기분을 뜻하는 블루를 합쳐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코로나 블루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사회현상에 따른 심리적인 증상에 가깝다. 매일 숨 가쁘게 발송되는 경고문자와 코로나19와 관련한 뉴스로 인해 가벼운 기침이나 재채기 증상만 있어도 "코로나에 걸렸냐"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국민건강실태조사'에서 본인의 상태가 어떠한지 질문한 결과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응답이 48%로 절반에 이르고 있다. 2018년도에 16%였던 응답이 코로나 이후 무려 3배나 증가했다. 국민적 스트레스 지수에서는 코로나19가 63%, 암, 뇌질환이 27%, 메르스가 17%로 나타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에서는 코로나19가 77%, 암, 뇌질환이 51%, 메르스가 27%로 코로나19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그 이유는 다른 감염병에 비해 치사율은 낮은데 감염율이 높기 때문이다. 감염율이 높다는 것은 나도 불시에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내가 걸리면 내 가족, 내 학교, 내 직장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고 그러면 나와 관련된 사람들이 격리되고 직장이 폐쇄되므로 그 후폭풍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은 몇배나 커지게 된다.

 

울산 13번 확진자 가족은 신천지 신도라는 헛소문에 시달렸고, 잘못된 공지가 회사에 전달되고 개인정보와 동선이 공개되어 온갖 억측과 비방에 시달렸다. 실제로 확진자들은 완치판정을 받은 다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 취급을 당하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수군거림의 대상이 된다. 이런 일을 지켜보면 "나도 감염자가 되면 똑같은 일을 당하겠구나"하는 불안감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건강염려증이 많기 때문에 감염율이 높은 감염병을 만나면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매일 신규감염자 숫자를 속보로 발표하며 노출빈도를 높이면 가뜩이나 불안한 사람들이 더 불안해진다. 이런 불안 심리는 나와 상대방을 분리시키는 배타적 사고와 분노, 혐오의 감정으로 이어진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 단장은 부정적인 사회현상에 대하여 "의도치 않게 감염자가 된 사람은 그도 역시 피해자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비난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오히려 우리사회에는 그들이 겪었을 고통에 공감하고 무사히 회복된 것을 축하하고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만일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터부시되는 일이 계속되면 잠재적인 의심환자들이 숨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어나고 코로나19의 종식이 더 늦어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우리사회에는 이미 코로나 블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이나 학업과 직업, 대인관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되었다면 과도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시작된 것이다.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환자는 대부분 '가슴답답, 두통, 어지러음, 이명, 소화불량, 불면'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이전보다 더 우울해지고 불안해졌다고 한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같은 곳에서 본인의 심리적인 상태를 점검해보아야 한다.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고 극복하려면 ①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밀착해야한다. 몸이 멀어진다고 마음까지 멀어져서는 안된다. 전화, 문자, SNS 등으로 서로의 근황을 알리고 교류해야 한다. ②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몸과 정신의 활력을 유지한다. 가능하면 햇볕에 나가서 운동을 해야 한다. ③노인들에게 더 자주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노인을 모시고 가까운 가족끼리 집안에서 자주 모임을 갖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부부가 서로 도와가며 육아를 담당하고, 사람이 드문 공원이나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공포감이나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가짜 뉴스를 피해야 한다. 교회는 성도들이 말씀에 기초하여 붙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고전 12:26)

 

 

<뉴스앤뉴타운 11월호 칼럼>

http://www.dreamforestchurch.org/news_sh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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